“민주화운동 지지 고마워요” 한국에 ‘헌혈’로 보답하는 재한 미얀마인들

By 이서현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민주 정부도 무너졌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항거했고 미얀마 군부는 실탄을 발포했다.

벌써 7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 양곤 시위대 | EPA=연합뉴스

한국인들은 미얀마의 상황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지켜봤다.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이유로 피를 흘리는 미얀마 국민들의 모습은 과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떠올리게 했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지지와 연대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언론단체들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에 나서며 독자들의 참여까지 이끌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쿠데타 직후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에 평화적으로 항의하는 수많은 시민을 학살하고 고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등 11개 영화제도 20일 ‘미얀마 영화인의 저항과 투쟁을 지지하는 한국의 영화제’ 이름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노동계와 종교계에서도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위대를 지지했다.

시민들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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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얀마인들은 한국인들의 높은 관심과 지지에 한국의 사진을 공유하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한국어로 “응원해줘서 감사하고 우리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미얀마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이 나중에 필요하면 도와줄게요”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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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1961년의 서울과 민주주의를 되찾은 2021년 서울을 비교하며 ‘미얀마도 한국처럼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이룰 것’이라고 희망했다.

또 계엄령이 내려진 미얀마 현지 상황을 보도한 한국 언론의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보도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미얀마인들도 보은에 나섰다.

재한 미얀마인들은 최근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발 빠르고 지속적으로 사회 다방면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연대하고 지지를 표명해주셨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학생이나 근로자로 생활하고 있어 금전적인 여유는 없는 상황이다.

보답을 위해 고민을 하던 중 코로나19로 대한민국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이에 전국에 있는 재한 미얀마인 200여 명이 오는 25일 단체헌혈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의회

관련 행사는 지난 7일 열린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의회와 함께하는 미얀마의 봄’ 행사를 계기로 추진됐다.

한편, 국제사회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UN이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미얀마 군부를 옹호해 왔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런 제재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얀마인들은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오성홍기를 태우며 반중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