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한국인들이 한 번씩 놀라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들이 설거지를 하는 방식이다.
외국인들은 세제를 푼 물에 그릇을 씻다가 그대로 꺼내서 마른 수건으로 닦는다.
그걸 본 대부분 한국인은 이런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뭐야? 왜 안 헹궈? 설마 이게 끝이라고?’

최근 취재대행소 왱은 이런 의문을 해소해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외국인들과 한국인의 설거지 방식의 차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주방세제 업체가 권장하는 설거지 방식은 외국에서처럼 물에 푸는 것이다.


주방 세제 뒷면에 나온 표준사용량을 보면 대체로 물 1ℓ당 세제 1~2㎖ 정도다.
이 농도에 맞게 사용하려면 물을 받아놓고서 여기에 세제를 풀어 거품을 내고 수세미에 묻혀 그릇을 닦는 게 좋다.
반면에 우리는 대부분 수세미에 세제를 짠 후 거품을 내서 설거지한다.
주방세제 업체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이고 성분이 강하지 않으니 꼭 물에 희석할 필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설거지하면 1년에 주방세제 한 컵씩을 먹게 되는 꼴이라는 얘기도 있다.
용기 재질과 헹굼 시간에 따른 계면활성제 잔류량을 연구한 논문을 살펴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설거지할 때 많은 이들이 미끈거림이 없는 정도로만 휘리릭 헹구는 경우가 많다.
8㎖ 정도의 세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7초 정도 헹궜을 때도 계면활성제 일부가 검출됐다.
15초 이상은 충분히 헹궈야 계면활성제를 모두 씻어낼 수 있었다.

그러데 서양에서는 왜 제대로 헹구지 않는 걸까.
주방세제 전문업체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로 물의 차이를 들었다.
서양은 수돗물에 석회질이 많이 녹아있어 물방울이 증발하면 칼크(kalk)나 스케일(scale)이라고 부르는 흰색 찌꺼기가 남는다.
마지막에 수돗물로 헹구는 게 오히려 위생에 안 좋고, 마른행주로 식기에 남은 세제 거품을 닦아내는 게 더 위생적이라고 한다.


서양의 설거지법이 우리나라와 다른 두 번째 이유는 수도요금이다.
외국의 평균 수도요금은 톤(㎥)당 평균 1600원 정도로 우리나라 700원가량 하는 우리나라보다 배 이상 비싸다.
덴마크와 독일은 3천원이 넘고,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도 2천원이 넘는다.
이러니 그릇을 헹구느라 물을 쓰기에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어쨌든 세제를 물에 풀어서 설거지하는 것이 물을 아끼고 계면활성제도 덜 섭취하는 방법이다.
단, 세제를 푼 물을 장시간 방치하면 물에 미생물이 생길 수 있으니 신속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