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버지 나는 어떡해요…” 치매 진단에 아이처럼 우는 ‘나빌레라’ 박인환(영상)

By 이서현

“70살이 넘어 평생의 꿈이었던 발레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주책’이라며 냉대했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육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췄다.

내 인생에도 다시 봄이 오려나 했다.

그런데 발레가 꿈이었다는 걸 잊을지도 모르는…알츠하이머에 걸렸다.”

tvN ‘나빌레라’

지난 12일(월) 방송된 tvN ‘나빌레라’에서는 발레리노를 꿈꾸는 덕출(박인환 분)이 알츠하이머라는 게 밝혀져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부상을 숨기고서라도 콩쿠르에 나가려는 채록(송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스승인 승주(김태훈 분)는 과거 자신처럼 채록의 발레리노 인생이 끝날지 모른다는 걱정에 콩쿠르 도전을 반대했다.

덕출은 불안해하는 채록을 다독였다. 교통사고를 당해 다시 오토바이를 타기까지 1년이라는 세월을 재활에 힘썼던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음은 있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tvN ‘나빌레라’

덕출은 자신의 노력을 ‘춤바람’이라며 비웃는 주변의 냉대에 가슴앓이하고 있었다. 빛나는 채록과 달리 늙고 볼품없는 자신의 육신도 자책했다.

울적해하는 덕출을 위해 이번에는 승주가 나섰다. 승주는 덕출을 데리고 김흥식 발레단을 찾았다.

그곳에는 젊고 건강한 사람뿐만 아니라 발레를 하다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무용수도 있었다.

tvN ‘나빌레라’
tvN ‘나빌레라’

덕출은 휠체어에 앉아서도 우아하게 발레를 하는 무용수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발레를 하는 데 나이나 건강한 몸보다 발레를 좋아하는 마음이 먼저라는 것도 깨달았다.

채록은 덕출에게 틀려도 괜찮으니 발레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사람들 앞에 서보라고 제안했다.

tvN ‘나빌레라’

용기를 낸 덕출은 그간 연습했던 동작을 어눌하지만 진지하게 완성했다.

배불뚝이 할아버지의 어설픈 동작에도 연습실에 있던 모두가 박수를 보냈고, 덕출은 벅찬 가슴을 부여안았다.

그날 채록은 덕출이 떨어트리고 간 수첩을 발견했고, 생각지도 못한 글귀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tvN ‘나빌레라’
tvN ‘나빌레라’
tvN ‘나빌레라’

‘내 이름은 심덕출. 나는 알츠하이머 환자다.’

수첩에는 그가 처음으로 길을 잃었던 순간에서 영정사진을 찍는 등 남을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겨있었다.

같은 시간 덕출은 미리 부탁한 자신의 영정 사진을 사진관에서 받아보고 있었다.

방송 말미, 최백호의 ‘바다 끝’이 흐르면서 덕출은 자신의 70년 인생을 돌아봤다.

tvN ‘나빌레라’
tvN ‘나빌레라’

발레를 꿈꾸던 소년은 청년이 되었고 한 여인을 만나 가정을 이뤘다.

아이를 낳고서 아버지가 됐고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가 됐다.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하던 덕출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열했다.

tvN ‘나빌레라’

“날이 이렇게 좋은데. 날이 이렇게 화창한데. 나는 왜… 엄마, 아버지 나는 어떡해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었다.

미뤄둔 꿈에 도전하며 가슴 뛰는 순간, 예고도 없이 알츠하이머가 끼어들었다.

덕출의 눈물에는 병에 두려움과 인생의 허탈함 그리고 기억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의 입에서 가장 아픈 순간 터져 나온 ‘엄마, 아버지’라는 대사가 새삼스럽게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