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주도에는 휠체어 탄 사람이 없는지 아세요?” (영상)

By 김연진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잠시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예전에 우리가 자유롭게 여행을 다녔을 때를 떠올려보자.

제주도에서 혹시 휠체어 탄 사람을 본 적이 있나? 아마 대부분 “거의 없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여행은 고통 혹은 불가능일지도 모른다.

지난 2019년, 유튜브 채널 ‘열정에 기름붓기’에는 장애인 전문 여행사 ‘두리함께’ 이보교 대표의 강연 영상이 공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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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오랫동안 여행업을 하면서, 한 번도 휠체어 이용객을 본 적이 없다. 장애인도 못 봤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왜냐면, 휠체어 이용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호텔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호텔의 문 사이즈는 가로 63cm. 그런데 휠체어의 가로 너비는 약 64cm. 휠체어 이용인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출입조차 불가능하다.

YouTube ‘열정에 기름붓기’
YouTube ‘열정에 기름붓기’

이 대표는 “휠체어에 탔는데, 화장실을 가야 하면 어떻게 해결하겠어요? 기어서 가요. 화장실을… 자동문이 된다고 해도 앉을 수 있는 고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저희가 우리나라 최초로 이동 약자를 위한 여행 패키지를 만들었다. 매일 항공사와 싸우고, 매일 식당들과 싸우고, 매일 숙박업체랑 싸웠다. 이동 약자들의 편의와 여행이라는 평등한 권리를 누구든지 누릴 수 있도록”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날, 이 대표는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여행 패키지를 이용했던 고객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그의 가족이 대신 인사를 전했다.

YouTube ‘열정에 기름붓기’
YouTube ‘열정에 기름붓기’

“덕분에 16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차량이 없고,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여행조차 못 할 뻔했다. 너무 재밌는 여행이었다”

“그게 마지막인 걸 우리 아기 아빠(휠체어 이용인)가 아셨던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 뒤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마지막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YouTube ‘열정에 기름붓기’

끝으로 이 대표는 “2017년 기준, 우리나라에 장애인이 267만 명 있다. 그중에서 91.5%가 사고를 당한 중도 장애인이다. 저도 조만간 무릎이 아파서 계단을 못 올라갈 수가 있다. 사람은 똑같은 사람이다. 높고 낮음이 없고, 나 역시도 어떻게 될 줄 모른다”라며 장애인을 위한 인식 개선과 사회 시스템 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