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게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이다.
기둥의 유무가 층간소음의 정도를 좌우한다고 알려졌는데, 불량 모래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JTBC 뉴스에서는 산업폐기물과 물을 잔뜩 섞은 불량콘크리트가 아파트를 짓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자들의 폭로를 전했다.
입수된 영상은 지난해 레미콘회사에 모래를 납품하는 울산의 한 골재상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영상 속 트럭은 갈색 모래 옆에 시커먼 흙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 골재상에서 일했던 제보자 A씨는 검은 흙이 광석 찌꺼기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에서 쓰다 남은 폐광물을 우리가 수입해서 금·은·동을 채취하고 남은 폐기물이다”라며 “원래 건축에 사용하면 안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흙더미 근처에는 여기저기 검은색 물웅덩이가 고여있었다.
A씨는 비가 오면 산업폐기물이 침수되면서 흘러내리는 화학물질이 포함된 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재상은 검은 흙과 갈색 모래를 섞어 만든 불량 모래를 여러 레미콘 업체에 공급했다고 한다.
A씨는 “정상적인 모래가 아니니까 건물에 타설을 하면 건물 상태가 온전하겠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의 또 다른 골재상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트럭이 하얀 흙을 쏟아냈다.
이곳에서 일했던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하얀 흙이 석분, 즉 돌가루라고 말했다.
주먹만 한 돌부터 크게는 집채만 한 돌을 크러셔라는 별도 장치에 집어넣어서 만든다.
석분은 입자가 거칠고 고르지 않아 현행법상 레미콘에 쓸 수 없다.
그런데 이 골재상은 모래에 석분을 섞어 레미콘업체에 납품했다는 것.

B씨는 “밀도율이 치밀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이 뜰 수밖에 없다”라며 “공간이 뜨면 공명 현상이 날 수 있는 부분이고, 건물에 대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용인 골재상 측은 “석분을 들여온 건 맞지만 쓰지 않았고, 합법적인 건식 모래를 섞어 쓴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만든 불량 레미콘은 뻑뻑해서 물을 섞어 작업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니 층간소음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콘크리트 타설 노동자는 “물을 잔뜩 섞어서 타설하니까, 사람으로 치면 골다공증에 걸린 시멘트로 타설하는 거다”라며 “비공이 심하니까 소리가 전달이 잘 된다. 정상적으로 좋은 레미콘을 사용하면 그렇게 층간소음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