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헬륨가스를 마시다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중학생 A(13)군을 외출했다가 귀가한 그의 부모가 발견했다.
A군 부모는 “아들이 비닐봉지를 얼굴에 뒤집어쓴 채 쓰러져 있다”라며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A군 부모는 ‘아이가 평소 장난기가 많았는데 택배로 헬륨가스를 주문했다’고 했다”라며 “극단적 선택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헬륨가스는 하늘에 띄우는 열기구나 장식용 풍선에 주입할 때 주로 사용된다.
공기보다 밀도가 낮은 헬륨가스를 흡입하게 되면 음성의 진동수가 평소보다 커지면서 옥타브가 높아져 목소리가 바뀐다.
이 때문에 과거 방송 오락프로그램에서 개그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다만 신체에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면 혈류장애를 일으키거나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사망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3월 경남 창원에서는 헬륨가스를 마시고 목소리를 변조시키는 장난을 치다가 중학생 2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경찰은 A군 부모와 헬륨가스 판매 업체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휴대전화가 잠금 해제를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아파트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없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