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돌아온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첫 방송부터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다시 돌아온 율제병원에는 소소한 변화가 생겼지만, 여전히 따뜻함과 웃음이 흘렀다.
이제 서로를 마주 보게 된 정원(유연석 분)과 겨울(신현빈 분),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준완(정경호 분)과 익순(곽선영 분).
첫사랑이었던 친구 송화(전미도 분)에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익준(조정석 분).
그리고 짧은 시간에 훌쩍 자라버린 익준의 아들 우주(김준 분).


성인 연기자들이야 시즌2로 넘어가도 외모의 변화랄게 별로 없지만, 한창 자랄 나이의 아역은 사정이 다르다.
우주 역을 맡은 2014년생 김준이 시즌1 종영 이후 약 1년간의 시간 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것.
앞서 진행된 대본 리딩에서도 조정석 등 배우들과 신원호 감독은 부쩍 자란 김준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했다.

극의 흐름으로는 하룻밤 사이의 변화다. 우주의 급속한 외모 변화는 자칫하면 극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주의 급속한 성장은 재치 있는 대본과 연출, 이를 찰떡같이 소화한 조정석 덕에 색다른 웃음 포인트가 됐다.
익준은 첫 회에서 집을 나서며 사이클용 헬멧과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실내 체조를 했다.
왕이모(이수미 분)가 그 모습을 황당하게 쳐다보자 “요즘 운동을 너무 안 해서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다. 병원까지 자전거 타고 출근하려고. 그럼 ‘맨 인 블랙’은 이만”이라고 말했다.


익준은 갑자기 생각난 듯 우주가 자는 방으로 들어가 “아이고. 우리 아들 우주가 언제 이렇게 많이 컸대”라고 감탄했다.
왕이모는 “어젯밤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애가 하룻밤 사이에 컸다. 이상하다”라며 의아해했다.
익준이 “새해이지 않나. 해가 바뀌었으니까 한 살 더 먹고 쑥 큰 거다”고 설명하자 왕이모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이라며 웃었다.

익준은 우주가 손에 쥐고 있던 볼펜을 들고 왕이모에게 다가갔다.
“저기 이모님?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기도 하고 내일이 모레 같을 수도 있지 않나. 근데 또 모레가 과거 같을 수도 있고 뭐 그런 거다. 여기 보세요.”
이후 볼펜에서는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고 화면은 화이트아웃 처리됐다.
바로 영화 ‘맨 인 블랙’ 속에서 상대방의 기억을 삭제 처리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
덕분에 왕이모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익준의 ‘말 같지도 않은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