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에서 방장 되는 법”…경찰 ‘조폭 유튜버’ 전수조사

By 이서현

전·현직 조직폭력배 조직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이들의 방송을 보고 모방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고 판단, ‘조폭 유튜브’ 채널에 대해 전수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부산과 인천 등 6개 시도경찰청에 전·현직 조폭들의 개인 방송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집단 난투극 벌이는 조폭들 | 연합뉴스

국수본은 지난 7월까지 100일간 전국 조폭 범죄를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실시해 1630명을 검거했다.

그중 약 69%가 30대 이하의 젊은 층으로, 최근 이들을 비롯한 전현직 조폭이 활동무대를 개인 방송으로까지 확장하고 나섰다.

방송에서 폭력전과나 수감 생활을 무용담처럼 전하면서 청소년들이 모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의 주요 조직원 출신인 인터넷 방송인(BJ) A씨(35)는 지난 6월 폭행 혐의로 기소돼 복역하다가 최근 출소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폭 BJ | 온라인 커뮤니티

전직 야구선수였던 그는 지난달 26일 유튜브에 ‘왕이 돌아왔다, 아들 준비해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37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도 1100개 이상이 달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방송활동을 비판했지만, “그리웠다” “빨리 돌아와줘서 고맙다”라는 댓글로 환호하는 이들도 많았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폭 BJ | 유튜브

이후 A씨는 ‘칼 들어도 안 무섭다’ ‘죄를 지었으니 가야지’ ‘감방에서 방장 되는 법’ ‘교도소 어떠냐고?’ ‘싸움 알려준다’ 등의 제목으로 조폭 생활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A씨는 다른 유튜버의 방송에도 출연해하며 “오른팔·왼팔(측근)에 흉기를 맞은 놈이나 흉기를 휘두른 놈이나 똑같다” “이 비열한 거리를 살다보니 무엇을 느끼는지 아냐”라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인천의 유명 조직에 몸담았다가 은퇴했다는 B씨(40대)와 C씨(30대)도 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이들은 여러 영상에서 구속이나 도주 활동 등을 무용담처럼 전했으며 B씨는 “건달과 깡패는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에 도열해 있는 조직폭력배들 | 경기남부경찰청

이번 전수조사는 지난 7일부터 이미 시작해 다음 달 7일까지 진행되며 경찰의 모니터링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은 영상의 위법성은 물론 영상을 통해 범죄 혐의 유무와 공소시효 등을 파악해 다음 달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현직 조폭들의 개인 방송이나 수익 활동 자체를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방 범죄나 범죄 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