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30명을 전교생 보는 앞에서 ‘1분 얼차려’ 시켰다가 아동학대 논란 빚은 교사

By 이현주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단체 얼차려를 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강원도 A 고교 본관 앞에서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생 30여 명이 엎드려뻗쳐 얼차려를 받았다.

급식 당번을 맡았던 학생들이 봉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체벌 이유다.

연합뉴스

이를 지켜본 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 등에 관련 사진을 올리며 교사의 강압적인 행위를 ‘똥군기’라고 비판했다.

일부 학생은 강원도교육청 국민신문고에 해당 사실을 고발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현재 학교 커뮤니티에 올려졌던 체벌 사진과 글은 모두 삭제됐고, 교육청 국민신문고도 내려졌다.

A 고교는 과거 대학 진학률이 강원도 상위권을 차지한 명문 공립고다.

한 학생은 “학교 분위기가 강압적이고 일방적이며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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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 방침에 따라 지난 11일 아동학대로 시청에 신고했다”라고 전했다.

A 고교 교장은 “사실을 알아보니 1분가량 얼차려가 진행됐는데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신고하면서 사건이 실제보다 확대된 측면이 있다”라며 “담당 교사는 말로 해도 될 것을 행동으로 보인 데 대해 후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좋은 취지라도 얼차려 자체가 일어나면 안 된다. 아동복지법에도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금지하고 있다”라며 “아동학대로 신고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나오면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학생 체벌 자체는 잘못됐지만, 학생들이 인터넷에 사진을 유포하고 신고하는 행위는 교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