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분들께 아주 작은 나눔을” 산불 동원된 공무원에 ‘공짜커피’ 내준 사장님

By 연유선

11일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한 가운데, 강릉 한 카페 사장이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 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강원도 강릉 강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허모(42) 씨는 11일 SNS를 통해 “고생해주시는 분들께 아주 작은 나눔을 하겠다”라며 “소방, 경찰, 군인 그리고 다른 공무원분들도 쉬러 와도 된다. 당분간 커피를 무상 제공하겠다”라고 알렸다.

이어 “긴급 대피해 가실 곳이 없는 분들께는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를 드리겠다”며 “편히 쉬어 가도 된다”라고 덧붙였다.

JTBC에 따르면 10년이 넘게 경포수난전문의용소방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허씨는 “이런 큰 산불이 발생할 때 보면 도우러 가는 이들도, 피해를 입은 이들도 쉴만한 곳이 없다”라며 “출동을 나갔을 때 했던 생각이 오늘 들어 이런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큰 걸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나누다 보면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허씨는 “‘좋은 일을 하는데 계좌번호 좀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라며 “큰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양하고 이런 피해가 있을 때 같이 동참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많은 관심에 얼떨떨하다”라고 전했다.

11일 하루에만 허씨 카페에서 공짜로 나간 커피는 500잔이 넘는다.

허씨는 앞으로 잔불이 다 잡힐 때까지 정상 영업을 중단하고 산불 동원 인력과 이재민들에게 쉴 수 있는 장소와 커피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강원 강릉에서 11일 발생한 대형산불이 8시간 만에 주불 진화가 완료된 가운데 재발화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산림 당국이 12일 일출과 동시에 헬기와 인력을 투입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의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소실됐다. 또 1명이 숨지고 3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1명이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고 12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재민은 323세대 649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