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이동이 잦은 공무원들에게 인수인계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급하게 새 부서로 배치된 후 적응하기 바쁜 두 사람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새 업무를 맡게 되면 신규발령자 못지않게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셈.
이런 공무원 인수인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인수인계 절망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내용은 충주시 홍보 달인 김선태 주무관이 만든 영상을 정리한 것.


새 부서로 발령받은 김선태 주무관은 전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인수인계를 못 받았어요”라며 양해를 구했다.
전임자는 “비번이랑 다 전달해 드렸잖아요”라고 하자, 그는 “비번만 알려주셨잖아요”라고 따졌다.
그러자 “그걸 일일이 알려주는 사람이 어딨어요? 저도 전임자한테 배운 거 하나도 없어요. 일하면서 배우는 거예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가 다급한 마음에 “민원인들이 뭘 계속 내러 오시는데요?”라고 호소했다.
전임자는 “옆에 직원한테 물어보든지 문서함에 다 있으니까 직접 찾아보세요. 기본적인 거는 법령이라 지침 보고 확인하세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화가 난 김 주무관은 “근데 파일은 왜 다 지우고 가셨어요?”라고 묵직한 한 방을 날렸다.
전임자는 “제가 생산한 파일이니까 제가 가지고 가야죠”라고 당당하게 답했고, 김 주관은 솟아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전화를 끊었다.


5분 후, 김 주무관의 후임자에게서 인수인계 때문에 전화가 걸려 왔다.
후임자는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컴퓨터 본체는 왜 가지고 가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좀 전의 일을 망각한 김 주무관은 “그걸 제가 왜 설명해야 되죠?”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누리꾼들은 “현직들은 공감할 듯” “이러니 매년 담당자들이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이건 사람을 탓할 게 아니라 구조가 문제다” “실제 일해 보면 정말 최악인 거 알 수 있음” “인수인계에 인도 못하고 업무에 투입되는 게 현실” “바뀐 공무원이 일을 몰라서 민원인이 알려주는 경우도 많더라” “실제로 컴퓨터 깨끗하게 포맷해놓게 가는 경우 봄”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