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러나 수술을 진행할 의사가 없어 대기하던 중 다른 병원으로 전원 돼 결국 사망했다.
이 사실은 같은 병원에 근무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의 제보로 세간에 알려졌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 A 씨는 지난 24일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같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해당 병원에선 대부분 의사가 학회에 참석한 상태여서 당직자를 제외하고는 수술 인력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 수술이 가능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조치가 이뤄졌으나 A 씨는 끝내 사망했다.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한다고 밝힌 누리꾼 B 씨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간호사 병원에서 근무 중 쓰러져서 사망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지난달 31일 올렸다.
B 씨는 “국내 최고, 세계 50위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 수술 하나 못해서 환자를 사망하게 했다”라며 “겉모습만 화려한 병원의 현실은 직원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내가 아프거나 가족이 아파도 우리 병원을 추천하며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사라졌다”라며 “본원에서 치료를 못 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다는 사실이 더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해당 글에 서울대병원 직원은 “환자 받은 저희로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황스러웠다”라며 “아산에서 대체 뭘 어떻게 한 거냐”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직원들도 해당 사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블라인드에는 “의사였으면 어떻게든 수술을 강행했을 것”, “피땀 노력으로 일해봤자 간호사는 병원에서 소모품 취급일 뿐, 다들 건강 챙겨가며 일하라” 등의 불만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아산병원 측은 “사건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망한 직원의 유가족이 상처받을까 염려된다”라며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