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결정하는 마지막 화살 쏘자마자 확신에 차 “끝”이라고 외친 오진혁 선수 (영상)

By 김우성

3세트 다섯 번째 시기, 10점을 쏘면 금메달이었다.

긴장한 얼굴로 자리에 선 오진혁 선수는 힘껏 당긴 활시위를 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끝”

그리고 그의 말처럼 떠나간 화살은 정확히 10점에 꽂혔다.

이로써 남자 양궁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세 번째 금메달이었다.

맏형 오진혁(40, 현대제철), 둘째 김우진(29, 청주시청), 막내 김제덕(17, 경북일고)이 한 팀을 이룬 남자 양궁 단체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대만과 결승전을 치렀다.

덩유청(25), 탕치천(20), 웨이춘헝(27)이 조를 이룬 대만을 세트스코어 6-0(59-55 60-58 56-55)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 우승 확정 후 오진혁(왼쪽)김제덕, 김우진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팀은 1세트에서 9점을 맞힌 한 발을 제외한 5발을 모두 10점에 꽂아 넣으면서 1세트를 쉽게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6발이 모두 10점에 꽂혔다. 오진혁 선수의 세 번째 화살이 9점과 10점에 걸쳤는데, 판독 결과 10점으로 처리됐다.

3세트에서 한국은 첫 4발을 모두 9점을 쐈고, 이어 김제덕과 오진혁이 10점을 쏘면서 스코어 56-55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한국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오진혁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마지막 화살을 쏜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은 2017년 심한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현재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진 상태다. 남은 하나마저도 80%가량 손상됐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꾸준한 재활과 보강 운동으로 지난해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어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 오진혁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