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 성범죄 피해 중학생이 자필로 남긴 유서

By 김우성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중학생.

며칠 전 발견된 유서에는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라며 너무 당연해서 더 슬픈 말이 적혀 있었다.

중학생의 유족은 지난 22일 충북 청주 성안길 사거리에서 열린 ‘오창 여중생 사망 100일 추모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A양 부모가 22일 딸의 유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연합뉴스

피해 중학생은 “하나뿐인 소중한 엄마, 아빠여서 고마웠고 미안해. 나 너무 아파 어쩔 수 없었어”라며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막 엄청 떨리고 심장이 두근대”라고 유서에 적었다.

이어 “솔직하게 다 털어버리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엄마, 아빠가 또 아플까 봐 미안해서 얘기 못 했어”라며 “불효녀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 그만 아프고 싶었어요”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라며 “이 일이 꼭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어”라고 피의자의 엄벌을 바랐다.

친구들에게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내 얼굴 잊지 말고 기억해줘”라며 그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내 빈자리가 크지 않길 바라요. 조용히 살고 싶어요. 너무 아팠다”라며 유서를 끝맺었다.

A양의 부모가 22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유서. / 연합뉴스

유족은 지난 20일 유품을 정리하다가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의 의붓딸과 딸의 친구를 성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56살 남성은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 청주지법 223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