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갑자기 눈이 안 보여” 시각장애인이 된 14살 소녀에게 친구가 가장 먼저 꺼낸 말 (영상)

By 김연진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한 시각장애인 여성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실명하기 전날, 그리고 실명하는 순간을 떠올리면서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달 29일, 시각장애인 우령은 유튜브 계정 ‘우령의 유디오’를 통해 “실명하기 하루 전 일어난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우령은 “봄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는데요. 제가 시력을 잃기 딱 하루 전, 그리고 시력을 잃은 후 처음 만났던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YouTube ‘우령의 유디오’

이어 “실명하기 전날에도 그 친구랑 놀고 있었어요. 평소처럼.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에서 눈이 내렸어요. 아마 그날 봤던 눈이 제가 본 마지막 눈인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또 “그렇게 집에 갔는데, 갑자기 핸드폰 글자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잠깐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잠을 잤어요”라고 설명했다.

다음 날, 눈을 떴는데 세상이 뿌옇게 변했다. 눈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상해 손가락도 흔들어 보고, 세수도 해보고, 거울도 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때의 나이, 고작 14살이었다.

우령은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어요. 결국 부모님 앞에서 펑펑 울었어요”라고 고백했다.

YouTube ‘우령의 유디오’

그러면서 “내가 앞이 안 보인다고 하면,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날 피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앞이 보인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들을 피해 다녔어요”라고 말했다.

이후 치료를 받으며 병원 생활만 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친구를 다시 만났다. 걱정이 앞섰다. 친구가 자기를 피하거나, 떠날까 봐.

우령은 “시각장애를 가진 후로 처음 만나는 친구였어요. 친구를 만나서 같이 걸으면서 수십 번 고민했어요. 그러다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나… 이제 눈이 안 보여”

YouTube ‘우령의 유디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괜찮아. 그래도 우령이는 우령이잖아”

친구의 말을 들은 우령은 저절로 입에서 “아…”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의 한마디를 잊을 수가 없어요”라며 “그 친구와 10년이 넘도록,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끝으로 우령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말해주고 싶어요. ‘그냥 너는 너야’라는 말로 힘을 주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