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구하고 순직한 29세 임성철 소방장… 가슴에 새겼던 다짐

By 연유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노부부를 대피시킨 다음 불을 끄다 숨진 제주동부소방소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29) 소방교의 영결식이 5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라고 다짐했던 그의 과거 글이 재조명 되며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9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한 주택 옆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임 소방교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바로 옆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뒤 화재 진압에 나섰다.

그는 이 과정에서 거센 불길로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쳤다. 임 소방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연합뉴스

사고 당시 창고 입구 쪽에서 안전모를 착용한 채 불을 끄고 있었지만 콘크리트 더미가 한꺼번에 덮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장례는 제주특별자치도장(葬)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제주시 연북로 378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5일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연합뉴스

임 소방교는 소방공무원의 꿈을 갖고 제주한라대에서 응급구조를 전공했다. 2019년 5월 경남 창원에서 첫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2021년 10월 고향인 제주에서 도민들을 위해 헌신해 왔다.

에쓰오일은 임 소방교 유족에게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순직 당시 소방교였던 임 소방장에게 1계급 특진(소방장)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소방당국은 유족 측과 장례식와 영결식 등 예우절차를 준비중이다. 소방공무원법 등에 따라 故 임성철 소방교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되면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측은 “임 소방교는 이날도 선착대로 가장 먼저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던 중 순직했다”며 “평소 각종 사고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직원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