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러시아, 거리에서 남자만 보이면 징집영장 집행

By 이서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지난달 예비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이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징병을 피해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대거 빠져나가자 다급해진 러시아가 무더기 징집을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16일 러시아 경찰과 강제 징집대원들이 이날 모스크바의 한 노숙자 쉼터에서 수십 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새벽에는 한 건설사 기숙사에 들이닥쳐 노동자 200여 명을 끌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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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동원령으로 가족과 작별하는 러시아 남성 | 연합뉴스

이는 현재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러시아 이웃 국가들의 통계에 따르면 동원령 발령 후 30만명 이상의 남성과 그 가족이 러시아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를 타고 탈출한 러시아인 20여명은 최근 한국 해역에 도착해 국내 입국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를 탈출해 한국 해역에 입항한 러시아 요트 | 안호영 의원실

이에 경찰과 강제 징집대원들은 사무실 건물이나 호스텔을 급습해 남자가 보이는 대로 징집영장을 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카페와 식당 출구를 막고서 징집 대상자가 있는지 수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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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징집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전장에서 사망한 사례들이 확인되면서, 러시아 내 여론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3일 징집병 5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한 징집병들의 규모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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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훈련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열흘 만에 전장에 투입됐다 사망한 사례도 나오면서 반전 여론은 더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동원령 이후 러시아군 내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르면서 러시아군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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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징집 장교가 울타리에 매달려 사망한 채 발견됐고, 훈련을 받던 징집병이 자해하거나 자살하는 사건도 보고됐다.

15일에는 러시아군 사격장에서 훈련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훈련병 1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