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게 생겼다!” 3분만에 달려가 소 40마리 구한 경찰관의 기지

집중호우가 쏟아진 경북 안동에서 경찰관의 기지로 물이 차오른 축사에 갇힌 40마리가 무사히 구조됐다.

19일 경북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께 경북 안동경찰서에 “소들이 물에 빠졌다. 소 40마리가 죽게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경찰 내부에 신고가 무전으로 전파됐고 이 경찰서 교통관리계 소속 신성우 경위도 출동하기로 했다. 신 경위는 이날 비번이었지만 집중호우 피해 현장 수습을 위해 비상근무에 투입된 상황이었다.

신 경위는 동료와 순찰차를 타고 현장에 3분 만에 도착했다. 농장주 A씨는 이들을 보고 “우리 소들을 꼭 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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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경위가 확인해 보니 외양간에는 이미 물이 사람 허리께까지 차올라 있었고, 놀란 소들은 첨벙거리며 날뛰고 있었다. 또 전기까지 차단된 상황이라 외양간 내부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이에 신 경위가 기지를 발휘했다.

때마침 증원된 순찰차 등 차량 3대를 이용해 차 벽을 만들기로 한 것. 외양간 출입구에서 지대가 높은 인근 창고까지 소들의 동선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소가 없도록 차 벽을 세우겠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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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당국은 신 경위의 계획에 따라 차 벽을 세우고 소들을 경광등으로 유도해 밖으로 빼낸 뒤 창고로 이동시켰다.

신 경위의 번뜩이는 생각으로 소 40여 마리는 무사히 구출됐다. A씨는 큰절까지 하며 경찰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경위는 입직 35년 차지만, 동물을 구조한 건 처음이라며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