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라 불러줘서 고마워요” 한국에 감동한 대만 사람들

By 이서현

대만 사람들이 SNS를 통해 한국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유는 슬프게도 대만을 대만이라고 불러줬다는 것 때문이다.

지난 26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은 금메달, 대만이 은메달을 땄다.

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후 많은 한국 누리꾼들이 한국 선수들뿐만 아니라 “대만 선수들도 멋진 경기를 펼쳤다”라며 함께 축하했다.

이에 자동으로 많은 이용자가 말하는 단어를 실시간 트렌드로 보여주는 트윗은 ‘대만 선수들’을 트렌드로 꼽았다.

트윗 갈무리

이를 본 한 대만 누리꾼이 트윗에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다”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대만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리트윗됐다.

트윗 갈무리

이에 많은 대만인이 “감동이다. 우리 양궁 대표팀을 대만 선수들이라고 불러줘서 고맙다” “국제대회에서 진짜 대만인이 되고 싶다” “(올림픽에서) 우리의 국기나 국가명을 사용할 수 없어 억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만은 1981년 이후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다. 대만 국기는 물론 국가도 사용할 수 없다.

대만은 또 이 이름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등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다.

대만이 국제무대에서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을 앞세운 중국의 반대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국기 대신 대만올림픽위원회기를 들고 입장한 대만 선수단 | 연합뉴스

대만인 중에는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굴욕적인 호칭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결국 부결되기는 했지만, 도쿄올림픽에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으로 나가자는 ‘이름 바로잡기’ 국민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 투표를 준비 중인 대만을 향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대만 국호로는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단호하게 경고했다.

중국 정부도 “대만 독립은 실패로 정해진 것”이라고 압박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 입장하는 대만 선수단 | 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한편, 일본 공영방송인 NHK 앵커가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를 하던 중 ‘차이니스 타이베이’ 대신 ‘대만’이라고 언급해 중국이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장내에는 영어로 ‘Chinese Taipei’로 음성 안내가 됐고, NHK의 방송 화면에서도 같은 이름의 영어 자막이 달렸다.

그런데 NHK 앵커는 일본어로 중계하면서 ‘타이완’이라고 부른 것.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중국 인터넷에서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대만을 편든 것”이라며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반면, 대만에서는 이름이 제대로 불렸다며 NHK의 ‘타이완’ 언급에 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