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들어서는 아이들이 선생님께 배꼽 인사를 한다.
국악 반주에 맞춰 봉산탈춤을 추고, 식당에 가서는 어른들에게 먼저 음식을 권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 뉴욕 할렘가의 어느 학교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KBS여행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는 ‘청소년 범죄율 1위, 뉴욕 할렘가에서 시작된 한국식 교육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은 한국식 교육을 적용해 학생들의 놀라운 변화를 끌어낸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를 소개했다.
할렘가는 미국에서도 교육 수준 최하위권, 청소년 범죄율 1위, 가장 가난한 거주 역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는 뉴욕의 8학군이라 불리는 명문 학교보다 더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브라운 등 최고의 명문대학 입학생을 계속 배출해 화제를 모았다.
이 학교 재학생의 100%가 흑인과 히스패닉 가정의 학생들이고 그중 80%가 저소득층이다.
꿈도 없고 학업에 대한 관심도 없던 아이들을 바꾼 비법은 철저한 한국식 교육이었다.
1년 동안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했던 새드 앤드류 교장은 당시 경험을 살려 한국식 교육을 도입했다.
담임 체제를 도입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쏟아부으며 학업과 생활을 관리했다.
선생님은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며 복장검사를 하고 1분이라도 늦으면 지각 처리를 했다.
또, 수업시간 5분이라도 남으면 쪽지시험을 보며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했다.
졸업 필수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방과 후에는 한국무용과 태권도를 교육했다.

선생님들은 한국어를 가르치며 언어 이상의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그 속에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예의범절이 포함됐다.
학생들은 높임말로 부모님과 선생님께 감사의 편지를 썼고, ‘존경’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았다.
식당에 가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컵에 먼저 물을 따랐다.
선생님은 “어린 사람을 골려주려는 게 아니라 어린 사람이 먼저 존경을 표현하는 거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잖아”라며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은 그 지혜를 나눌 책임 또한 있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존경의 미덕을 익히면서 아이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이는 학습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낯선 동양의 언어를 습득하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성취감과 도전 의식은 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로 이어졌다.

덕분에 졸업생 중에는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생이 된 아이들도 많았다.
부모와 아이들은 이 학교를 통해 꿈을 꿀 수 있고 변화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방송에서는 졸업예정자들이 갈 대학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행사도 열렸다.

이전까지 4회째 졸업생을 배출했던 이 학교는 모든 학생이 대학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그중 80%는 프린스턴, 예일 등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학생들은 스탠퍼드대, 뉴욕대, 브라운대 등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은 환호성으로 축하했다.
또, 한 학생은 이 학교 역사상 최초의 하버드대에 입학생이 됐다고 알렸다.
해당 영상은 2017년 KBS1 ‘다큐 공감’에서 방송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데모크라시프렙 공립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재조명됐다.
누리꾼들은 “이게 교육의 힘이구나” “저분들은 진정한 참스승님” “할렘가에서 아이들 울타리가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게 가장 큰 거 같음” “학교 전체가 노력해서 할렘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네” “작더라도 성공의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