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견을 돌보던 군인이 제대와 함께 해당 군견을 입양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따르면 군사경찰대대 소속 전담군견관리병 김기태 병장은 군 생활을 함께한 군견 ‘레다’를 전역 후 입양하기로 했다.
2011년생 셰퍼드 종인 레다는 10살 노견으로 올해 말 작전에서 배제된 상태다.

그동안 군부대에서 퇴역한 군견은 동물보호법이 2013년 1월 개정되기 이전까지 의학 실험용으로 기증되거나 안락사됐다.
최근에는 군수품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양도 심의 절차를 거쳐 퇴역 군견의 무상 양도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대부분 담당자가 배정되지 않고 공통 관리견으로 분류돼 견사에서 여생을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병장은 전역 날이 다가오자 그동안 보살펴 온 레다가 눈에 밟혔다.
복무기간 내내 녀석을 돌보고 야간 순찰 등을 함께 수행하며 녀석과 함께 대부분 시간을 보낸 까닭이다.
김 병장은 “바쁜 일상에도 위로해주는 레다가 있어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제대 후 레다와 헤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군견소대장과 수의관에게 레다의 입양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공군은 2015년부터 퇴역한 군견을 민간에 무상분양을 하고 있었고, 김 병장은 이 제도를 활용했다.
군견은 대부분 덩치가 있는 데다 야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분양 조건이 까다롭다.
울타리와 견사 등 시설 구비 여부와 적절한 주거환경 등에 대한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다행히 김 병장은 이런 심사 과정을 통과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김 병장의 부모님도 매우 뜻깊은 봉사라며 아들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김 병장은 “10여 년이나 나라에 봉사하고 헌신한 레다가 편안한 노후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한평생 군대에서 봉사하고 헌신한 레다에게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시켜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