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학교 못 다닌 어머니가 56살 나이에 ‘첫 수능’ 치러 간 사연

By 김우성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마무리된 가운데, 특별한 사정으로 56세 나이에 ‘첫 수능’을 치른 한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우리 엄마는 56세의 나이에 수능 치러 가셨다”라며 늦깎이 수험생이 된 어머니의 하루를 소개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수험장 입구를 지나는데 경비아저씨가 ‘학부모님은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라며 막아섰다.

이에 어머니가 수줍게 내민 수험표를 보시고는, 별안간 어머니의 도전에 감동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다고.

고사장에 도착해서도 어머니는 다른 수험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정작 자신들도 이렇게 큰 시험은 처음이라 잔뜩 긴장했을 고3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과자와 초콜릿을 내밀며 ‘파이팅’을 외쳐줬다.

과목별 시험지를 들고 들어오는 감독관들도 고사장에서 어머니를 발견하고 힘내시라 응원해줘서, 약간 스타병 있으신 어머니가 내심 뿌듯해하셨다고 한다.

누리꾼은 “혹시 방송국에서 고령 수험생 취재 나올까 봐 엄마가 화장도 하시고 옷도 예쁘게 입고 가셨는데, 같은 지역에 75세 응시자가 있어서 방송 출연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극성 학부모 연출하느라 교문 앞에서 초조하게 엄마가 나오길 기다렸다”며 “수능 마치고 초췌해진 엄마 붙잡고 이상하게 눈물 터져서 혼자 오열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어머니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수능을 한번 쳐보고 싶은 게 더 컸다.

어릴 적 아픈 부모님과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13살에 공장에 취직해서 중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뒤늦게 검정고시로 1년 만에 중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내친김에 수능까지 치러 가면서 그때의 한을 푼 것 같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