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 지적받은 야외 수영장에서 경기하고 구토한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By 이현주

도쿄의 무더위 속에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 결승전.

선수들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땅에 엎드려 고통을 호소했다.

우승한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노르웨이)를 비롯해 일부 선수는 구토까지 했다.

몸을 전혀 가누지 못해 부축받으며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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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당시 상황을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지적했다.

댄 웨트젤은 “선수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엉켜있었고 트레이너는 그들을 도우려고 뛰어다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더위를 피하고자 오전 6시 30분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섭씨 30도, 습도 67%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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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본 측은 이번 올림픽 날씨에 대해 “온화하고 맑은 날이 이어진다”며 “선수들이 최고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최상의 기후를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댄 웨트젤은 “일본은 거짓말을 했고 대가는 선수들이 치렀다”고 꼬집었다.

유튜브 캡처

2020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은 26일 오전 6시 30분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렸다.

해당 해상공원은 2019년에 기준치 2배가 넘는 대장균이 검출돼 최근 경기 개최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호주 폭스스포츠는 ‘똥물에서의 수영, 올림픽 개최지 하수 유출의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질이 우려된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걱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도쿄 야외수영장에서 악취가 진동한다”며 “2년 전에도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대장균 기준치를 맞추지 못해 대회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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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주최 측 보트가 수영 코스 위에 떠 있던 탓에 10분 뒤 재출발을 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블룸멘펠트는 경기 직후 “보트 사고에 깜짝 놀랐다”며 “평소 훈련을 열심히 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메달을 딴 하이든 와일드(뉴질랜드)도 “배가 있는 것에 시선이 갔고, 심장 박동수가 많이 올라갔다”며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