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들에게 폭행당해 피범범 된 여성, 새벽 배송하던 쿠팡맨이 구했다

By 이현주

쿠팡 택배 기사가 새벽 시간에 집단폭행당한 뒤 도망치던 여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3일 조선일보는 40대 쿠팡맨 A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도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원룸촌 일대를 담당하는 A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5시 45분쯤 좁은 골목길에서 코와 입 주변이 피범벅 된 20대 여성 B씨를 발견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연합뉴스

B씨는 다리를 절뚝이며 다급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A씨가 차에서 내리자, 곧이어 키 185cm 이상의 장신 남성 3명이 뒤쫓아왔다.

도망치던 B씨를 찾고 있던 남성 중 한 명은 옷과 몸에 피가 묻은 상태였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으나 남성들은 “신고하지 말라”라며 그를 위협했다.

A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그냥 배송하러 가겠다”라며 남성들을 벗어난 뒤 차에 올라타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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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원룸촌 일대 배송 작업을 하면서도 골목 구석에 숨어 경찰, 소방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신고 후 차로 골목을 돌며 B씨를 찾아낸 A씨는 경찰에 피해자의 정확한 위치까지 전달했다.

3분 만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폭행 가해 남성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구급대도 현장에 도착해 B씨를 치료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들은 몽골 국적 외국인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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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원룸 빌라가 많은 종암동 일대는 우범 지역으로, 심야 시간 범죄에 취약하다”라며 “경찰 인력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벽 배송을 하는 쿠팡 배송 기사가 목숨을 위협하는 추가 폭행을 막으며 범죄 예방에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 예방 공로로 A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A씨는 “단순히 신고만 했는데 감사장을 받는 게 쑥스럽다”라며 “앞으로 골목 곳곳에 배송하며 범죄 사건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