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오른다” 새벽 1시에 울린 긴급 방송에 쓰레받기 들고 모여든 아파트 주민들

By 이현주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주세요”

아파트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새벽에 모여 산책로 물길을 뚫었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KBS는 한 제보자의 글과 영상을 보도했다.

KBS

제보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인근 모락산의 흙이 내려오면서 물길이 막혔고, 산책로에 물이 넘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대로 뒀다간 산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

이에 경비실은 새벽에도 불구하고 긴급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KBS
KBS

방송을 들은 제보자 A 씨는 급히 현장으로 향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 출근하는 분들이 많아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라며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A 씨가 도착했을 땐 이미 30~40명의 주민이 모여 있었다.

KBS

누군가는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다른 누군가는 고무장갑을 낀 채였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산책로의 돌과 흙을 순식간에 치우면서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사연을 알린 A 씨는 KBS에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뜻해서 한번 제보해 본다”라고 전했다.

KBS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뭉클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센스있는 경비원이 있는 것도 아파트의 복이다”, “주민들 너무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야밤에 아이 깨웠다며 민원 걸었을 주민도 있었을 텐데 저 아파트 주민들 높은 의식 수준에 박수가 나오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