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개 땐 9·11 넣지” 나라망신 제대로 시킨 MBC 중계참사

By 이서현

MBC의 중계 참사가 한국의 이미지를 제대로 깎아 먹는 중이다.

외신은 물론 외국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사건을 두고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3일 MBC는 이번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참가국 소개 자료를 내보냈다.

그런데 각 국가를 설명하는 문구가 적절하지 못했고, 사진 자료 또한 편견이 반영되면서 문제가 일었다.

MBC

이탈리아는 피자, 노르웨이는 연어, 영국은 여왕 사진을 넣었다.

엘살바도르를 소개할 땐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다. 최근 법정 화폐로 비트코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마셜 군도를 소개할 땐 “한 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땐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멘트를 삽입했다.

MBC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양귀비 운반 사진이 등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이 마약 재료인 양귀비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국가적 분쟁의 상징인 이스라엘의 분리 장벽을 화면으로 사용했다.

시리아에 대해서는 “10년간 계속된 내전”이라고 소개했다.

MBC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때 영화 드라큘라가 등장하는 이미지를 썼다.

드라큘라는 영국의 소설이고, 해당 이미지는 미국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이었다.

MBC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우크라이나 선수단 등장 때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사진을 넣은 것이었다.

외신도 이번 논란을 집중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MBC가 국가 소개를 하면서 해당 국가 사진과 관련해 일부 ‘모욕적인'(offensive)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와 AFP 등은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설명을 사용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도 이와 관련해 “각 국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중계였다”라고 꼬집었다.

9GAG

외국 누리꾼들은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다” “한국팀은 어떻게 모욕할까?”라며 맹비난했다.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라코프도 SNS를 통해 “이 자막 만들면서 ‘오, 괜찮은데’라고 생각한 담당자, 대한민국 선수들이 입장했을 때 세월호 사진 넣지, 왜 안 넣었어? 미국은 9·11 테러 사진도 넣고”라며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해야 폭발한 핵발전소 사진을 넣어?”라고 지적했다.

일리야 SNS

논란이 일자 MBC는 24일 홈페이지에 한글과 영문 사과문을 올렸다.

MBC는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했다.

하지만 ‘피해 당사자 나라 언어로 사과문을 다시 만들어 올려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