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한번 타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면 열 시간 넘게 갇혀있어야 한다.
항공사에 따라 다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실으려고 좌석도 좁아지는 추세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좌석이라도 뒤로 젖히면 숨통이 트이기 마련.
하지만 좌석을 젖힐 때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에서 좌석을 젖히는 문제로 뒷자리 승객과 언짢은 일을 겪었다는 이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는 남편과 함께 이코노미석을 타고 11시간 비행기로 이동을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실내 등이 꺼지자 앞 좌석 승객이 의자를 뒤로 눕혔고, 이를 본 글쓴이도 잠을 청하려고 의자를 뒤로 눕혔다.
그때 뒷좌석에 앉은 남성이 자리가 좁다며 의자를 세우라고 했다.
글쓴이는 굳이 싸우기도 피곤해서 자리를 세우고 옆에 앉은 남편에게 기대 잠을 잤다.
몇 시간 후 남편이 의자를 뒤로 눕히자 아까 그 남성이 자기 애들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아직 비행시간이 많이 남아있던 터라 글쓴이는 그냥 참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뒤에 있던 남성이 “아줌마, 아저씨가 잘못한 거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참다못한 글쓴이는 승무원을 불러서 좌석을 뒤로 눕히면 안 되는 거냐고 물었다.
듣고 있던 남성은 “기본 에티켓인데 그것도 모르냐”라고 하면서 잠시 언쟁이 오갔다.
글쓴이는 “솔직히 오기였다. ‘저희 애들이 좀 불편해해서 그러는데 의자를 애들 잠들 때까지만 세워주시면 안 될까요?’ 이렇게 했다면 수긍했을 거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꼭 그래야 할 의무는 없지만 에티켓 문제일 수도 있어서 회사 동료들한테 스치는 말로 물어보니 대답이 제각각이더라”며 의견을 구했다.

글을 본 이들의 반응은 갈렸다.
좌석을 뒤로 젖히면 안 된다는 이들은 “이코노미면 뒷좌석이 비어 있으면 몰라도 그 좁은 공간에 뒤로 젖히면 뒷사람은 편하겠는가?” “이착륙 아닐 때 승무원도 좀 세워달라고 하던데” “정도껏 상황 봐 가면서 해야 할 듯” “살짝은 괜찮지만 너무 확 젖히면 솔직히 화남” “최소한 뒷사람에게 양해는 구해야지”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소등시간이고 11시간 비행인데 어떻게 안제껴?” “불편하지만 젖히라고 만들어 놓은 건데” “소등이면 눕혀도 되지” “11시간 비행에 그냥 가면 허리 다 나가는데 무슨 에티켓?” “눕혀도 됨 티켓산 사람 권리임”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부분의 항공사는 이·착륙과 식사시간에만 등받이를 똑바로 세우게 할 뿐, 나머지 시간은 강제하지 않는다.
승객 간에 좌석 문제로 갈등을 생기면, 한 승객을 남는 좌석으로 옮겨주거나 양측의 양해를 구하는 선에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