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까지 보태 ‘자선행사’ 벌인 초등학생 절도 피해 문구점 사장님

By 이서현

지난해 남양주 무인문구점에서 초등학생 두 명이 수개월에 걸쳐 6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장님은 피해 사실을 알린 후 한 달 동안 소식도 사과도 없는 아이들 부모의 태도에 더 분노했다.

심지어 계속 말을 바꿔 낮춰서 보내준 돈을 돌려보내며 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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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소송을 하지 않고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던 사장님은 결국 민사소송까지 고려했다.

부모들과 경찰의 태도는 지난 4일 사장님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작성한 뒤로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상처로 사장님은 결국 무인문구점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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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전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사장님은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최근 학생들의 부모님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했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처벌받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아마 이번 사건이 이 아이들에게 최고로 확실한 참교육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두 아이와 계속 인사하고 소통하며 좋은 아저씨,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사장님은 “지금부터는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볼 생각이다. 그러니 많은 분이 아이들을 위한 용서와 참교육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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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환으로 사장님은 부모들이 보낸 합의금에 사비를 보태 22일 동네 자선행사를 벌였다.

70세 이상 할아버지를 위한 홍삼 200상자, 할머니를 위한 분홍색 패딩점퍼 200벌을 마련해 선착순으로 나눠줬다.

또 어린이 손님들에게는 솜사탕을 나눠주고, 사장님이 운영하는 옆 카페에서는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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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번 도난 사건이 잘 해결되었음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만 남았으면 하는 사장님의 마음이었다.

주민들은 사장님의 속 깊은 마음에 감동했다.

한 주민은 “오늘 이런 행사를 하신다고 해서 조금 더 팔아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 볼펜하고 이런 장난감 골고루 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