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공부 감시’ 아빠 앞에서…28층서 투신한 명문고생

By 김우성

베트남 하노이의 명문고등학교를 다니던 남학생이 자신을 감시하던 아버지 앞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일 레딧 등 해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사는 고등학생 A군의 마지막 모습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건은 1일 오전 3시 34분께 발생했다.

하노이에서 최고로 꼽히는 암스테르담 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던 A군은 그날 숙제를 하지 않아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고 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아버지는 “넌 왜 오후부터 숙제를 하지 않았냐. 지금 당장 해라”라며 소리를 질렀다.

평소 같으면 당장 책상에 앉았을 A군은 뭔가를 고민하는 얼굴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가 재차 아들을 다그쳤지만, A군은 아버지의 말을 무시한 채 베란다로 나갔다. 그러고는 아버지에게 “아빠, 책상 위에 내 노트 좀 봐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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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버지는 “뭔데? 뭐라고 썼는데?”라며 A군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A군은 베란다 문을 닫았다.

아버지가 노트에 적힌 글을 유심히 읽는 사이, A군은 베란다 의자에 한 발을 올린 뒤 난간 위로 몸을 내던졌다.

아버지가 뒤늦게 아들의 이름을 외치며 베란다로 달려 나갔지만, A군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가족이 살던 집은 28층이었다.

A군이 아버지에게 읽어보라고 했던 노트의 글은 다름 아닌 유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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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서 A군은 “제가 했거나, 앞으로 할 황당한 행동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정말이지 인생은 너무 힘들다. 화가 나서 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라고 털어놨다.

또 “엄마는 매우 자상하지만 항상 잘못된 일을 하고, 과잉반응을 보였다. 내 의견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빠는 다혈질이다. 관심도 없으면서 이해만 바라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끝으로 “화려한 건 없지만 이게 내 마지막 말일 거다. 안녕. 인생은 농담과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A군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은 아버지가 아들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CCTV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