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 시청하는 뉴스 생방송 진행하며 손등에 ‘전화번호’ 적은 BBC 앵커

By 김연진

영국 BBC 앵커가 손등에 어떤 ‘전화번호’를 적은 채로 뉴스를 진행했다.

앵커는 시청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전화번호를 보여줬다. 이 전화번호는 다름 아닌 영국의 ‘가정폭력 신고’ 전화번호였다.

지난 6일(현지 시간) BBC의 유명 앵커 빅토리아 더비셔는 오전 9시 뉴스를 진행하며 이런 퍼포먼스를 했다.

앞서 영국 가정폭력 상담기관인 ‘레퓨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령이 내려지면서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 동안 신고 전화는 25%, 홈페이지 접속은 150% 급증했다.

BBC

이 사실을 알게 된 더비셔는 레퓨지의 전화번호를 손등에 적어 뉴스를 진행했다. 시청자들에게 가정폭력 신고 전화를 상기시키기 위함이었다.

더비셔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트위터 계정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손등에 전화번호를 적었다”라며 “내가 진행하는 오전 9시 뉴스를 시청하는 수백만명의 시청자 가운데 누구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고 뉴스를 진행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영국에서 매주 2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Twitter ‘vicderbyshire’

끝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가격리, 이동제한으로 가정폭력이 급증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이후 더비셔의 퍼포먼스는 전 세계 시청자,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며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편, 더비셔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