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과 전혀 다른 사진 공개한 범죄자들…살해범 이기영도 마찬가지였다

By 이현주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29일 경찰이 공개한 이기영의 얼굴은 과거 촬영된 운전면허 사진이다.

경찰은 과거 사진과 실물 간 차이가 난다는 지적을 고려해 새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하지만 이기영의 선택에 따라 기존의 운전면허 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2019년 말부터 자체 심의를 거쳐 흉악범의 사진을 배포하고 있다.

그런데 당사자가 거부하면 인권침해 문제가 있어 현재 모습을 찍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기영이 지난 2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공개 대상이 된 거의 대다수 범죄자는 머그샷(경찰이 범인 식별을 위해 찍는 사진)을 거부했다.

때문에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 사진이 대부분 언제 찍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신분증용 증명사진에 불과해 현재 모습과 많이 달라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검찰에 송치될 때 모습은 앞서 공개됐던 증명사진보다 왜소해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YT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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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의 신상 공개 당시에도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때 사진을 공개했다.

증명사진이 공개되었다 해도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설 때 마스크를 쓰는 것도 막을 수 없다.

YT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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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가경찰위원회가 의결한 새로운 신상 공개 지침에서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가리지 않는 방법으로’ 부분을 삭제해 피의자가 이를 벗지 않아도 강제할 수 없다.

한편 이기영은 지난 20일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기영에게 살해당한 50대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인 경찰 | 연합뉴스

앞서 지난 8월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녀였던 50대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또한 경찰은 이기영의 집 내부 곳곳에서 핏자국을 발견해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추가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