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 창백한 얼굴 보고 일부러 옆자리 앉았다… 18년차 베테랑 간호사의 기지

By 연유선

출근 버스에서 안색이 창백한 승객을 발견하고 일부러 옆자리에 앉아있다가 의식을 잃은 환자의 생명을 구한 대학병원 간호사의 이야기가 뒤늦게 화제다.

21일 한양대병원 등에 따르면, 최근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한양대병원 신속대응팀 이정애 간호사가 병원 셔틀버스에서 쓰러진 60대 심장판막 수술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생명을 구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자신을 ‘셔틀버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의 딸’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에 따르면, 환자는 지난 4월10일 한양대병원에서 진료 예약이 있어 셔틀버스에 탑승했고, 이 간호사도 출근길에 같은 버스에 탔다.

A씨 어머니의 얼굴이 창백한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이 간호사는 일부러 A씨 어머니의 옆자리에 앉았다. 조금 뒤 정말로 A씨 어머니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옆에 있던 이 간호사는 바로 CPR을 시행했다.

글쓴이는 “맥박도 끊겨서 위급한 상황이었는데 선생님의 신속한 대응과 그 손길이 그날 저희 엄마와 가족 네 명의 생명을 구하셨다”라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힘든 아침 출근길에 그 작은 관심이 다섯 명의 생명과 한 가정을 지켜주셨다”라고 전했다.

CANVA/ 한양대병원 신속대응팀 이정애 간호사(한양대병원)

환자는 심장 판막 수술 경험이 있는데,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약 100m를 달리다가 심장에 무리가 오면서 심혈관으로 가는 혈액 부족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선생님 덕분에 어머니는 잘 퇴원하셨고, 입원 중에도 (이 간호사가) 병실에 찾아오셔서 오히려 본인이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저희 엄마를 안아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업이라서? 해 왔던 일이라서?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세상엔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정애 이름 세 글자 저희 가족 모두 평생 은인으로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겠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18년차 베테랑인 이정애 간호사는 버스에 오르면서 본 A씨 어머니의 안색이 좋지 않아 응급상황 발생 가능성을 직감했다고 한다. 이 간호사는 “고위험 환자를 알아보고 빠르게 응급 처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간의 응급실 근무 경험과 신속 대응센터에서 고위험 환자를 선별·관리하는 업무를 한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응급 환자가 있으면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