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묵 ‘110년’ 만에 고국 품에… 19.5억에 낙찰

By 연유선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가,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 따위의 자태를 일삼으랴! 경술년 3월 여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씀”

안중근(1879~1910) 의사 유묵이 국내 경매에서 19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20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전날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에 쓴 유묵이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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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유묵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듯한 내용을 시원스럽고 당당한 필치로 쓴 뒤 옆에 지장을 찍은 작품이다.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가,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 따위의 자태를 일삼으랴! 경술년 3월 여순 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씀”이라고 적혀 있다.

안 의사는 사형을 선고받은 1910년 2월 14일부터 3월 26일 순국하기 전까지 감옥에서 많은 글을 썼다고 한다. 안 의사의 죽음이 확정된 뒤 일본인 관리와 간수들이 앞다퉈 큰 글씨를 요청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작품은 일본인이 소장해 일본 교토에 있던 것으로, 국내 소장자에게 낙찰됨에 따라 11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작품은 그간 국내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데다 기존 작품들과 필체도 미묘하게 달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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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은 “이번 낙찰가는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안중근 의사 유묵 중 최고가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안 의사 유묵 중 경매 낙찰 최고가는 2018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승피백운지우제향의'(乘彼白雲至于帝鄕矣)의 7억5천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