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가정에 써달라” 경찰서 앞에 놓여진 차상위계층 가장의 크리스마스 선물

By 이현주

한 차상위 가정의 가장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유아용품을 기부해 훈훈함을 안겼다.

27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당일인 지난 25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지구대 건물 앞에 놓여있는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편지와 아기 기저귀, 손소독제, 아동용 마스크 등 유아용품과 과자, 현금 3만 원이 들어 있었다.

부산 북구 제공

공책을 찢어 쓴 손 편지에서 기부자는 자신을 3급 장애인인 첫째를 포함해 아아 셋을 키우는 아빠이자 차상위 계층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가 어려워 국민들이 지치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라며 “물가는 안정이 안 되고, 전기세·수도세·도시가스·경유를 비롯한 기름값과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 딸 생일을 맞아 뭔가 뜻깊은 일을 생각하다가 아기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유아용품을 기부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금액이 적어 부끄럽고 죄송하다”라며 “아기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전달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2023년 새해는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부산 북구 제공

경찰은 기부 물품을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행정복지센터는 기부자를 찾지 못하자 이름 없는 천사로 남겨놓기로 했다.

다만 편지 등을 확인한 결과 이 기부자는 지난 7월에도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코로나19 확산 등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현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 덕분에 온정 가득한 연말이 될 수 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