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윤영하 소령 부친,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병상에 누워 아들에게 전한 말

By 김연진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현충원에 찾아갔는데, 이젠 그렇게 하지도 못해서 아들에게 미안하다”

지난 22일, 윤영하 소령의 부친 윤두호(81)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서울 강동구의 중앙보훈병원에 입원한 뒤 1년이 넘도록 병상에 누워 있다.

윤두호 씨는 “처음에는 금세 회복된다고 그랬는데, 지금은 팔다리도 거의 못 쓴다. 혼자서는 거동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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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인 2002년 6월 29일, 윤두호 씨는 아들을 잃었다.

아들 윤영하 소령은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을 받아 산화했다. 당시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장병 6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놀랍게도 윤두호 씨와 윤영하 소령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윤두호 씨는 해군사관학교 18기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 50기인 아들 윤영하 소령의 32년 선배 장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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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두호 씨는 1970년 6월 29일 인천 해역에 몰래 침투한 4톤급 북한 무장 간첩선을 나포한 바 있다.

그리고 32년 뒤 같은 날, 아들 윤영하 소령은 연평해전에서 북한군과 치열하게 교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윤두호 씨는 “장교는 항상 국가에 충성하며 보답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말을 잘 듣더니, 마지막까지도 제 말을 따르고 떠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