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삼풍백화점 참사’ 사진 인쇄해 팔던 브랜드가 내놓은 해명

By 이서현

국내 한 의류 브랜드가 옷에 삼풍백화점 참사 사진을 인쇄해 판매한 사실이 공론화돼 뭇매를 맞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류 브랜드 A업체가 삼풍백화점 사고 사진을 사용했다는 게시글이 잇따라 공유됐다.

해당 의류는 ‘크럼블 오버사이즈 헤비 맨투맨’이라는 상품명으로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었다.

‘크럼블'(crumble)은 ‘허물어지다’ 혹은 ‘무너지다’라는 뜻이다.

‘무신사 스토어’ 홈페이지

문제는 앞면에 인쇄된 흑백 사진이 1995년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장면이라는 것.

누리꾼들은 제품명을 언급하며 “(삼풍백화점 붕괴) 사진을 모르고 썼다고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사건에 무지한 해외브랜드가 써도 문제가 있는데, 국내 브랜드에서 무슨 생각으로 제품을 만들었나” “남의 아픔 이용해 돈 번다” 등 업체를 강하게 비난하며 A업체 홈페이지를 찾아 해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미 4달 전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무신사 스토어’ 홈페이지

한 소비자가 ‘상품 문의’ 게시판에 “혹시 그래픽으로 들어간 이미지가 삼풍백화점 붕괴 이미지인가요? 맞으면 좀 그런데”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당시 업체 측은 “저희 2020 FW 캠페인 키워드가 ‘안전불감증’으로 정해져 있다. 안전의식에 대해 그 누구도 자신해서는 안 되며 과거의 과오를 생각하며 그러한 불운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상기시키고자 하였다”는 답변을 남겼다.

‘무신사 스토어’ 홈페이지
‘무신사 스토어’ 홈페이지

하지만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지자 A업체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업체는 “아픔을 가지고 계신 삼풍백화점 유족분들에게 또 한 번의 아픔을 드렸다는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무지함으로 인해 상품을 제작, 판매한 점 다시 한번 깊이 뉘우치며 사과드린다. 현재 해당 상품은 전 판매처 판매 중지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는 그동안 판매된 상품 판매액 전액은 아픔을 겪으신 유족분들께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제품은 발매 이후 총 120여 장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는 판매가 중지됐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지난 6월 28일 참사 26주기를 맞았다.

당시 사고로 502명이 숨지는 등 1443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