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켜본 대만인 70% “중국 쳐들어오면 싸우겠다”

By 이서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맞서 싸우겠다는 대만인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만인의 국방 의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대만국제전략학회와 대만국제연구학회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최근 20세 이상 성인 10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0.2%가 중국이 침공하면 참전하겠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2월 대만 월간지가 실시한 조사에서 40.3%가 참전 의사를 밝힌 것에 비하면 약 1.75배 증가한 수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현행 4개월의 군 의무 복무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69.6%가 찬성했다.

또 기존 5일에서 14일로 늘린 예비군 훈련에 대해서도 70.4%가 지지한다고 밝혔다.

왕궁이 중국문화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만인의 이런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전면전을 피하려고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하지 않는 미국을 보면서, 대만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대만인들 사이에서 확산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남부 타이난에서 생화학전 대비 훈련 중인 대만군 장병들 | 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의 군 복무 체계는 모병제를 바탕으로 징병제를 혼합한 형태다.

2018년 2월부터 모병제를 도입하면서, 18∼38세의 남성들은 4개월 군 복무를 의무화했다.

기초훈련 4개월 뒤 예비군에 편입되고, 예비군 훈련도 1~2년에 한 번 진행되다 보니 전투력을 유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공격에 대비하려면 예비군 훈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주대만 폴란드 사무소 관계자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발표한 후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는 우자오세 대만 외교부장 | 연합뉴스

한편,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권운동가 블라디미르 오세치킨이 최근 공개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해 대만을 무력 침공해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 이전에 대만을 ‘전면 접수’하는 계획을 고려했다.

FSB 보고서가 알려지자 중국의 대만 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누군가가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거나 분열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