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했는데 범칙금 4만원…실적쌓기 단속 아닌가요?”

By 이서현

12일부터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 위반 차량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가운데 한 운전자가 신호에 맞춰 우회전하던 중 보행자 신호에 막혀 일시정지했다가 범칙금을 부과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녹색불에 우회전했는데 왜 제가 단속돼야 하나요. 뭘 잘못했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교차로에서 경찰에 단속을 당했다.

해당 교차로는 적신호 시 우회전(비보호 우회전)이 금지돼 있다.

당시 A씨는 전방 차량신호가 녹색일 때 우회전했지만, 횡단보도에 곧바로 녹색 보행 신호가 들어왔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A씨를 앞서가던 버스와 택시는 그대로 횡단보도를 지났지만, A씨는 정차했다.

이후 보행자가 모두 길을 건너고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로 변했을 때 다시 출발했다.

그때 경찰관이 다가와 차를 한쪽에 세우도록 지시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경찰관은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했다”라며 면허증을 요구했고, A씨는 “보행신호에 안 지나갔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경찰은 “저기 하얀색 선(정차금지지대) 안에 들어오셨다”라며 “(직진 방향의) 빨간불에는 우회전 못 한다. 횡단보도 교차로 안에 들어왔다”라며 단속을 이어갔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횡단보도의 적신호를 확인한 A씨가 우회전하려고 차를 움직인 그 순간 직진 차선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

A씨는 “그래서 (우회전) 안 하고 기다리지 않았냐”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우회전으로) 횡단보도 교차로 안에 들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결국 A씨는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으로 범칙금 4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번 단속에 대해 A씨는 “정차 금지지대에서 정차는 (직진)신호가 빨간불일 때 단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뭘 잘못한 건가”라며 “경찰은 ‘보행자 신호에 막혀 정차한 것도 단속 대상’이라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차 금지지대의 설치 취지가 꼬리물기 방지로 알고 있는데 이 사안은 다분히 실적 쌓기 단속으로 비친다. 과연 적정한 단속에 해당하냐?”고 문의해왔다.

한문철 변호사는 “A씨 차는 녹색 신호에 우회전했고 보행자를 위해 멈췄다. 오히려 앞에 가던 차들이 단속돼야 한다”며 A씨에게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서울 경찰청에 이의신청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즉결심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대문경찰서

영상을 시청한 이들은 “반드시 국민신문고에 민원 제기해야 한다” “원칙을 모르는 경찰” “이럴 거면 우회전 신호도 만들어라” “버스랑 택시는 왜 그냥 보내냐” “우회전 자수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홈페이지를 찾아 이번 단속에 대해 항의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12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건널목 앞 ‘일시 정지’를 하지 않으면 범칙금 6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