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80, 밤에 낮처럼 일할 4살 딸 보모 구합니다”

By 이서현

월급 180만원으로 보모를 구한다는 구인 글이 온라인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근무 강도가 높을 뿐 아니라 “편하게 자려는 생각으로 오지 말라” 등 부적절한 표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에 올라온 월급 180만원짜리 야간 아르바이트’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글에 첨부된 구인공고를 보면 매주 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4살 여자아이를 돌봐줄 가사도우미베이비시터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지원 조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일단 남성은 제외다. 낮에 일하거나 밤에 잠이 많은 사람이 아닌 55세 이상 여성을 원한다.

해야 하는 일은 집안 청소, 아이 밥 차리기, 세탁기 및 건조기 돌리기, 아이랑 놀아주기, 밤에 재우기 등 집안일과 아이 돌봄 등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근무 시 요구사항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우선 출퇴근 시간 시 문자 메시지를 꼭 남기고 정확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아이와 관련해서는 “9시에 잠자리 준비 후 자연스럽게 11시 전에 재워 달라”는 요청이 첨부됐다.

그러면서 “일하는 거니까 제발 편하게 자려는 생각으로 오시지 마라. 밤에도 낮처럼 일하듯 하시는 거다. 밤, 낮 시간만 바뀌었다고 생각해 달라”라며 “밤에 눈 뜨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아이 온도 체크해서 선풍기 틀어줬다, 꺼줬다 해야 한다. 자는 도중 이불 덮어주고 잠자리 봐주라는 이야기”라고 요구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자기 살림처럼 능동적으로 일해 달라는 주문도 있다.

이어 “냉장고 뒤져서 냉동물 또는 음식 탐내지 말아 달라. 버리든 먹든 그건 제가 알아서 한다. ‘안 먹으면 나 줘’ 이 말이 제일 싫다”고 했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급여는 월 180만원.

하지만 “명절과 생일 다 챙겨드리고 3개월 지나면 급여 올려드린다. 때때로 과일 떡 고기 사드리고 시켜드린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소 숨 막히게(?) 느껴지는 공고문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사정 어려워도 말씀 말아주세요. 저도 힘들어서 사람 구하고 일 나가는데 남 도울 형편은 아니에요. 최선을 다해줄 분 찾아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공고문을 공유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한 A씨는 “계산해 보니 시급은 9375원이 나온다. 올해 최저 시급은 9160원이다. 주휴수당을 주는지 모르겠으나 법적으로는 줘야 한다. 의무는 아니지만 양심상 야간수당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상에는 저 돈마저 절박한 분들이 계신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을 노려서 타인의 노동력, 특히 엄마뻘 여사님들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절박한 사람 일 시키면서 입은 틀어막네” “말투가 읽기만 했는데도 불편하다” “이런 공고는 처음이다” “저 돈마저 절박한 분들이 있다고 해도 그걸 악용하는 게 가장 나쁜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 누리꾼은 “저분도 여러 도우미에게 많은 일을 겪다가 저렇게 구체적으로 쓰게 된 건 아닐까”라며 “4일 근무에 180만원은 진짜 적은 돈인가? 3달 후에는 급여인상도 해 준다는데”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