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로 의료봉사를 떠난 간호사 A씨.
그곳에서 만난 단장 B씨는 약을 무료로 나눠주는 A씨에게 “돈을 받고 약을 줘야 한다”고 나무랐다.
A씨는 봉사를 하러 왔지 장사를 하러 온 게 아니라고 따졌다.

B씨는 바깥 상황을 보고 오라며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인파에 떠밀려 치료도 못 받는데 공짜로 약을 받은 사람들은 되팔고 있다”고 소리쳤다.
결국 B씨의 주장에 A씨도 최소한의 돈을 받고 약을 주기로 했다.


그날 밤, 청년들이 캠프로 몰려와서 약을 내놓으라고 시비를 걸었다.
혼자 있던 A씨가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에서 B씨가 나타났고, 단번에 청년들을 제압했다.
B씨는 오전에 소리친 일을 사과하며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아서였다고 해명했다.
그때부터 A씨는 그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고, 호감이 생겼다.

주변에 물어보니 ‘프랑스 엘리트 장교 출신이라더라’ ‘귀티 나는 게 부잣집 아들일 것 같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
이후, 두 사람은 한 번씩 저녁을 같이 먹으며, 밤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봉사활동으로 바빴던데다 A씨가 한국에 있는 병원으로 복귀하며 인연은 끝이 났다.

시간이 흐른 후, 두 사람은 A씨의 병원에서 다시 재회했다.
세네갈에서 온 심장병 수술 환아 곁에 그가 보호자로 함께 있었던 것.
종종 병원을 들르는 그와 썸을 타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상하게 B씨는 더 다가오지 않았다.


A씨가 “왜 고백하지 않냐,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묻자 그는 “누군가와 결혼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주말에 A씨를 한 보육원에 데려갔고, 거절한 이유를 털어놨다.
남자는 3살 때 파고다공원에 버려져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15살에 보육원을 뛰쳐나와 중국집에서 일했고,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을 가기엔 장벽이 너무 높았다.

꿈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던 그는 18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프랑스 외인부대 대원이 되기로 했다.
2000년, 세네갈 정권이 교체되던 시기 외인부대가 파견됐고, 그곳에서 아이들에게도 총을 겨눌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TV에서 세네갈 봉사단원 모집공고를 보게 됐다.

죄책감이 남아있던 그는 봉사를 위해 봉사단에 자원했다.
그곳에서 A씨를 만났다 헤어진 그는 심장병 환아의 보호자로 한국에 들어왔던 것.
그는 가족 없이 여전히 막노동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의 고백에 A씨는 “이제부터 당신 곁에 내가 있겠다”라며 그를 붙잡았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사람은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영화 같은 이야기는 지난 5일 방송된 KBS Joy ‘썰바이벌’에서 공개된 사연이다.

B씨는 영화 ‘검사외전’ 등에 출연했던 배우이자 보이스 코치 이진선 씨다.
누리꾼들은 “진짜 감동이다” “따뜻하고 멋진 러브스토리” “행복하세요” “이게 실화라니”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