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무관세인데?” 관세 깎겠다는 尹정부 물가안정 대책 1호

By 이서현

소비자물가가 매월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4% 오르며 200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가 1년 전보다 7.4%나 껑충 뛰었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인 데다가 주요 곡물 생산국들마저 수출 금지 등 자국 식량 보호에 나서며 세계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른 여파다.

이에 정부는 지방선거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대책 1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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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방안은 밀, 돼지고기, 해바라기씨유 등 7개 품목에 대해 올해 말까지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는 것.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를 통해 “수입 원가 상승 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겠다”라고 밝혔다.

MBC 뉴스는 지난 3일 팩트체크를 통해 이 대책이 실효성이 없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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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에서 밀을 100% 수입하고 있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우리와 FTA를 맺어서, 관세가 이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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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돼지고기도 5만 톤까지는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했지만, 수입 돼지고기의 85%는 유럽, 미국, 칠레에서 들여온다.

마찬가지로 모두 우리와 FTA를 맺은 나라들이라, 이미 관세가 없다.

결국 관세를 깎겠다는 대책이 고삐 풀린 물가를 잡는 데는 크게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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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정부가 지원할 테니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대책도 내놨다.

정부가 제시한 지원금은 546억원. 밀가루용 밀 수입 비용은 1년 전보다 3천억 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모두 기업이 떠안아야 하니 “생색만 내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