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란 듯 ‘휠체어 챌린지’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By 이서현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여 명이 6일 ‘휠체어 지하철 출근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는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의원이 지난달 31일 의원총회에서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한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을 향해 “시민을 볼모 삼은 투쟁방식은 문제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전장연은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당과 인수위에서도 우려를 표했지만, 이 대표는 “장애인 단체는 성역이 아니다”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이번 챌린지는 전장연과 이 대표의 논쟁에 가려진 장애인 이동권 보장 필요성을 역설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늘(6일) 아침 6시 봉화산역에서 국회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 장애인 인권은 한 나라의 사회복지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설치를 위한 예산 반영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부에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페이스북

고민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며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고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카드를 대도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개찰구, 승강장 사이에 바퀴가 끼면 어쩌나 하는 초조함, 좌석이 있는 곳이 아닌 통로에 덩그러니 있어야 하는 어색함, 작은 경사만 보여도 긴 숨을 들이쉬게 되고 지하철과 승강장 문턱의 높낮이가 조금만 달라도 휠체어 이동 불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엘리베이터 등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남부터미널, 종로3가, 수서, 이수, 가산디지털단지 등 몇 년째 엘리베이터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행사에 참여한 진성준 의원은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가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칠 뻔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진 의원은 이날 가양역 9번 출구 인근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던 중 경사로에서 휠체어에 탄 채 뒤로 넘어졌다.

경사로와 연결된 보도블록의 홈에 오른쪽 휠체어 바퀴가 걸린 것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 챌린지를 이어갔고, 도보로 이동하는 시간보다 두 배나 걸려 국회의사당역을 빠져나왔다.

진성준 의원 페이스북

이후 진 의원은 “평생 처음 타보는 휠체어다.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이동에 얼마나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 그야말로 몸소 체험하고 알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챌린지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