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라.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한 고등학생이 심폐소생술(CPR)로 참사로 의식을 잃은 2명을 살렸다.
해당 사건의 주인공은 최민규(17) 군이다.
서울 강동구 서울컨벤션고등학교 2학년 최 군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군은 당시 지인들과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잠시 밖에 나갔던 지인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빨리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며 급하게 왔다. 최 군은 짐을 내버려 두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최 군이 도착한 이태원역 일대는 난장판이었다. 현장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르는 시민과 상황을 전혀 모르고 인근으로 몰려드는 시민이 뒤섞여 있었다.
최 군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건 평소 배워둔 구조 지식 덕분이다. 최 군은 “중학교에서 CPR 교육을 받긴 했지만 형식적인 수준이었다”며 “성별이나 체형에 따른 방법 차이를 따로 공부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 군은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다”는 아쉬움 때문에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
참사 후 2시간가량이 지나 자정을 넘긴 시각, 최 군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였던 환자를 경기 지역의 한 병원까지 인계한 뒤 다시 택시를 타고 이태원역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덕분에 병원에 이송됐던 시민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최 군은 “살아남은 이들이 힘든 기억을 잊고 살아가면 좋겠다”며 “유가족들에게도 상처가 되는 당시의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에 함부로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