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늙고 싶다” 해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한국 아저씨들

By 이서현

옷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6명의 아재에게 생긴 변화다.

1020세대의 전유물로 꼽히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요즘 핫한 남성 그룹.

바로 작년, 옷 잘 입는 중년으로 결성된 그룹 ‘아저씨즈’다.

더뉴그레이즈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이들이 올린 영상은 900만 뷰를 기록하며 케이팝에 관심 많은 해외 팬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멤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패션이 가져온 변화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중년 아저씨였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맏형인 지성언 씨는 과거 전형적인 대기업 부장 스타일로 옷을 입었다고 한다.

배가 나온 체형에 평범한 양복과 넥타이로 20년을 살았다.

그런데 한 후배가 ‘선배님 넥타이를 좀 푸세요’ 그 한 마디에서 패션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고.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막내 멤버인 김재우 씨 역시 작업복만 입고 다니다 4년 전 지인의 권유로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 아저씨즈에 발탁이 되면서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고리타분한 중년 남성에서 닮고 싶은 인생 선배로 바뀌었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지나가던 10대가 얼굴을 알아보고 말을 걸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할아버지 멋있어요” “나도 저분들처럼 늙고 싶다”라고 반응했고, 멤버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이렇게 옷 잘 입는 여섯 멤버를 모은 건 권정현 대표다.

그는 ‘아빠의 프로필 사진은 왜 멋이 없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고, 시니어 패션 콘텐츠 전문 업체인 ‘더뉴그레이’ 설립했다.

회사의 모토는 오빠처럼 보이기보다 멋진 아저씨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더뉴그레이 인스타그램

2018년부터는 아버지들을 위한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더 뉴그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아들이나 딸이 신청을 하다 보니, 패션이라고는 담쌓고 살던 수백 명의 아버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카메라에 앞에 섰다.

어색하게 사진을 찍던 아버지들이 나중에는 오히려 애틋한 감정을 품고 돌아갔다.

이를 지켜보며 권 대표는 중년 시니어 모델분들이 패션 콘텐츠를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

그렇게 하나 둘 수소문해서 아저씨즈가 결성됐다.

누리꾼들은 “패션만 달라져도 사람이 개방적으로 변하다니” “인생은 생각하고 마음먹기 나름인 듯” “아저씨들 화이팅” “귀엽고 멋있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한편, 크리에이터로 뛰어드는 시니어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팬더믹 장기화로 시니어층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영향도 있다.

틱톡을 비롯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도 짧은 영상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