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 학생이 시험에 출제된 서술형 문제에 대해 ‘많이’ 대신 ‘촘촘하게’라고 썼다는 이유로 0점 처리를 당했다고 한다.
1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전교 1등 아이가 0점 처리 됐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아이의 학부모로 추정된다.
A씨는 “고1 아이가 지금까지 전교 1등이었는데 20점짜리 서술형 문제에서 0점 처리됐다라고 전했다.
그는 해당 문제와 아이가 쓴 오답을 공유하며 “솔레노이드에서 ‘도선을 어떻게 감아야 하느냐’하는 문제였는데, 답은 ‘많이 감는다’이고 아이는 ‘촘촘하게 감는다’라고 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과학을 전공한 과학선생이 (아이의 답을) ‘0점’ 처리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가 이의제기를 했고 과학 선생님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고 한다”면서 “채점한 선생님은 촘촘하게 감아도 부분적으로만 촘촘할 수 있어 안 된다고 한다”라고 아이의 답이 오답 처리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 상상도 못 했다”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솔레노이드를 설명할 때 ‘촘촘하게’란 표현이 나온다. 다른 학교에서 ‘촘촘하게’라는 표현이 정답인 경우도 있었고, ‘촘촘히’가 ‘많이’와 함께 쓰이거나 거의 같은 뜻으로 설명된 경우가 많았다”라고 했다.
문제는 서술형 한 문제 ‘0점’이지만, 아이 내신 등급이 확 내려갈 수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는 “과학 중간고사 만점자가 너무 많아서, 이대로라면 2등급도 어렵고 3등급이나 4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A씨는 “이미 성적 이의 신청 결과도 뻔하고, 재신청을 해도 결국 그분들이 정하니까 의미가 없다”라면서 “주변에서 소송하는 게 좋다고 해서 서울법대 출신의 친구 검사에게 물어보니 100% 승소할 것이라고 한다. 학교 측도 변호사 써야 할 것이고, 패소한 측이 대략 3분의 1 정도 비용을 승소한 측에 줘야 한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많이’나 ‘촘촘히’나 같은 표현 아니냐” “저렇게 따지면 ‘많이’란 표현도 정답이 안 된다” “그냥 말장난 같은데? 이건 과학 아니라 언어영역”이라는 등 A씨 손을 들어줬다.
반면 물리학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한 누리꾼은 “촘촘하면서도 적게 감을 수 있다. 촘촘하게 10분의 1영역만 감고 나머지는 안 감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10번을 느슨하게 감든 촘촘히 감든 (자기장과는) 상관없다”며 해당 학생의 답이 오답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