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고기 생산량 늘리려고 만든 26층짜리 ‘거대 돼지 사육 빌딩’

By 연유선

지난 22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오디티센트럴은 최근 중국에서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돼지 빌딩을 소개했다.

이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돼지 사육 빌딩이 될 예정으로 ‘중신 카이웨이 현대 농업’이 후베이성 어저우시에 건설중이다. 해당 빌딩은 26층 규모로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이 거대 돼지 사육 빌딩은 400,000㎡ 규모의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돼지 분뇨를 발전·난방 등에 사용할 바이오 가스로 만들 폐기물 처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공사가 완료되면 6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며 연간 약 54,000톤의 돼지고기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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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돼지사육 빌딩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2019년부터다. 지난 2018~2019년 아프리카 돼지 열병 사태로 대량의 돼지 살처분이 있었던 것이 계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기 때문에 ‘돼지의 흑사병’이라고 불린다.

ASF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했다. 2018 8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아시아 최초로 발생했다. 이후 중국 전지역을 거쳐 몽골, 베트남, 미얀마, 한국 등 주변국으로 확산됐다.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인해 중국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돼지가 살처분됐다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고 상인들의 매점매석까지 더해졌다.

돼지고기는 중국인들의 주식에 가깝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돼지고기를 중국 식량안보의 기둥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UNFAO) 따르면 2020 기준 중국은 세계 38.4% 돼지고기를 생산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지라의 루퍼트 클랙턴은 “이때부터 중국이 생물학적 위기를 느끼고 미국, 유럽의 축산 모범 사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16~2021년 상반기까지 연도별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 변화 추이

중국 남부에서는 13층 짜리 돼지사육 빌딩을 지을 예정이다. 이곳에서 1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신시왕그룹(新希望)도 최근 베이징 동부 핑구(平穀)구에 축구장 20개 크기의 5층 건물 세 동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연간 12만 마리의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신시왕그룹이 완공한 핑구구 스마트양돈장 / 신시왕그룹

전문가들은 그러나 돼지사육빌딩이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중국 농업 대기업인 뉴호프그룹(新希望集)의 홍보 담당 이사 정지창 씨는돼지 사육 빌딩에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더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