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전.
대만 리양-왕치린 조가 중국의 리준휘-리우유첸 조를 게임 스코어 2-0(21-18, 21-12)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상식에서는 대만 올림픽기가 중국의 오성홍기보다 높은 곳에 게양됐다.

중국인들은 화가 나고 대만인들은 통쾌함을 느낀 짜릿한 순간이었다.
중국의 외교적 압박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대만인들에게는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었다.
금메달을 딴 뒤 리량 선수는 페이스북에 “메달을 나의 조국에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우리나라의 첫 번째 배드민턴 금메달”이라며 추켜세웠다.

중국 누리꾼들은 “우리의 금메달을 빼앗아 갔다” “대만 선수들의 옷에 ‘차이니즈 타이베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니 실제로 저 금메달은 중국의 메달”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은 중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자국 선수단의 귀국길에 ‘전투기 에스코트’를 선보이며 성대하게 환영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공군은 지난 4일 미라주2000 전투기 4대를 띄워 도쿄에서 돌아오는 자국 선수들이 탑승한 여객기를 호위했다.
전투기들은 선수들의 귀국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폭죽처럼 ‘플레어’(섬광탄)도 발사했다.
이는 차이잉원 총통이 국방부에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일 중국 매체는 대만의 유명 연예인 쉬시디는 최근 대만 선수들을 응원했다가 중국의 반감을 사서 광고가 줄줄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그가 사용한 ‘국가대표 선수’라는 표현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문제 삼은 것.
일부 매체는 쉬시디가 광고 계약 해지로 3200만 위안(약 57억 원)가량 손해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