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믿고 세웠더니…에콰도르 ‘3.3조’ 수력발전소 붕괴 위기

By 이서현

중국 기업이 건설한 에콰도르의 최대 수력발전소가 완공 후 10년도 안 돼 붕괴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목표로 세계 곳곳에 건설한 대형 프로젝트가 기술력 부족으로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개념도 | 바이두

대표적인 사례가 에콰도르의 코카코도 수력발전소다.

에콰도르 건국 이후 최대 건설 프로젝트였던 이 발전소는 중국 국영 기업 ‘중국수전’이 맡았다.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인 노동자 수백 명을 현지에 불러 건설했는데, 완공 직후부터 문제점이 발견됐다.

최근 댐에서 수천 개의 균열이 확인됐고, 철제 터빈 8개에서도 1만 7000개의 균열이 발견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측)과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 | 연합뉴스

에콰도르 전문가는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댐이 당장 내일 무너질지, 혹은 6개월 후에 무너질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수리 작업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에너지장관은 “이렇게 엉망으로 지어진 발전소는 죽어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이 건설한 파키스탄의 닐룸-젤룸 수력발전소 | 연합뉴스

중국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맡긴 다른 나라의 상황도 비슷하다.

파키스탄은 중국 업체가 4년 전 완공한 닐룸-젤룸 수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다.

터빈에 물을 공급하는 터널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다.

우간다도 중국 기업이 지난 2019년 나일강에 건설한 수력발전소에서 500개 이상의 결함을 발견했다.

또 다른 수력발전소는 균열 등 여러가지 문제로 완공 시기가 3년이나 늦춰졌지만, 우간다 정부는 올 초 중국에 예정대로 차관을 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