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온다”며 9년 동안 감금됐던 네덜란드 6남매 구출

By 정경환

지구 종말을 기다리며 무려 9년간 아동들을 고립시킨 한 남성이 체포됐다.

네덜란드 북부, 인구가 300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소름 돋는 감금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북부 드렌터 주 루이너워트 농가의 한 집에서 58세 남성과 18~25세 남매 6명을 발견했다.

가옥 지하실에서 발견된 이들은 모두 침대에 누워 있었으며 특히 58세 남성은 몇 년 전 일으킨 뇌졸중으로 종일 누워 지내는 신세였다.

6남매가 9년간 감금됐던 주택 | FOX NEWS

경찰은 이 남성이 ‘지구 종말’을 기다리며 9년간 지하실에서 숨어 지냈으며 나머지 6명의 남매가 감금 생활을 강요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끔찍한 감금 생활이 폭로된 것은 6남매의 장남으로 알려진 25세 청년이 지난 13일 밤 농가를 탈출해 이웃 술집에 들어가 도움을 청하면서였다.

술집에 들어가 맥주 다섯 잔을 주문해 마신 그는 술집 주인에게 자신이 농장에서 탈출했으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긴 머리에 지저분하게 수염이 나 있던 장남은 자신이 9년간 학교와 이발소에 가본 적이 없으며 농장에 자신의 남매가 살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주변을 수사 중인 네덜란드 경찰 | CNN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된 남매 중 일부는 “세상에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포된 58세 남성은 자신이 이 남매의 아버지라고 주장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이 남성은 6남매와 혈연지간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찰은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의 엄마가 농장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웃들은 매일 차를 타고 지나가는 남성을 보긴 했지만 6남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며 놀라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