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나라’ 짐바브웨의 호소…“창고에 가득 쌓인 상아 좀 팔게 해달라”

By 김우성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코끼리 상아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짐바브웨 국립공원과 야생동물관리국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국가 대사들을 초청해 창고를 보여줬다.

짐바브웨 창고에 가득 쌓인 코끼리 상아. / 연합뉴스

창고에는 밀렵꾼으로부터 압수한 코끼리 상아 등 130t가량이 쌓여 있었다.

짐바브웨는 창고에 보관 중인 코끼리 상아 16만3000t과 코뿔소 뿔 67t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코끼리 관련 예산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가치로 환산하면 6억 달러(약 7,648억 원)로 추산된다.

국제 범죄 조직의 밀렵 행위로 코끼리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1980년대 후반 국제사회는 상아를 포함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야생동물의 특정 부위에 대한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짐바브웨 당국은 한시적으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하면서 “판매 수익금 전액을 야생동물 개체 수 관리와 국립공원 인근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바브웨 창고에 가득 쌓인 코끼리 상아. / 연합뉴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아프리카코끼리는 한때 아프리카 대륙에만 수백만 마리가 서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42만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짐바브웨에 10만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짐바브웨에 사는 코끼리는 최근 매년 5% 정도 늘어나고 있는데, 예산 부족으로 개체 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코끼리 떼가 농장을 습격하고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어 주민들의 불만도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코끼리를 집단 도살하는 방법까지 논의됐다고 한다.

풀턴 만관야 짐바브웨 야생동물보호청장은 “코끼리 숫자가 늘면서 국립공원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며 “상아 판매는 이번 딱 한 번”이라고 호소했다.

이동 중인 코끼리. / David Giffin 제공